월가의 아이콘도 예외는 없었다

캐시 우드.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국내 개미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테슬라에 올인해 수백% 수익을 냈고, “혁신이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으로 뭉칫돈을 굴리는 월가의 스타 펀드매니저.
그런 그녀가 이번엔 4600억원을 날렸다. 정확히 말하면 90%를 날렸다. 투자한 회사 주가가 249달러에서 5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축구단이 갑자기 코인을 쌓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탈리아·몽골·모잠비크의 하위 리그 축구단 지분을 보유한 나스닥 상장사 ‘브레라홀딩스’다. 평범한 스포츠 지주회사였던 이 기업은 어느 날 갑자기 사업을 접고 솔라나 암호화폐 사재기로 방향을 틀었다.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쌓아 주가를 폭등시키자, “우리도 하자”는 식이었다. 이름도 ‘솔메이트’로 바꿨다.
캐시 우드의 아크인베스트와 UAE 아부다비의 펄사그룹은 이 ‘코인 금고’ 사업에 3억 달러(약 4,635억원)를 우선주로 투자했다. 우드는 이 열풍을 두고 “혁명”이라고 치켜세웠다.
주가 249→5달러, 그리고 소송전
결과는 참혹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투자자들이 의문을 제기하자, 솔메이트 주가는 투자 당시에서 90% 이상 폭락했다. 지금은 5달러 안팎에 거래된다.
설상가상으로 22.74% 지분을 가진 최대 외부 주주 RBCH(로커웨이엑스 계열)가 소송을 냈다. 펄사그룹이 앉힌 이사들이 회사를 장악하고 자기들끼리 이익을 빼돌렸다는 주장이다.
솔메이트는 규제 보고서조차 제때 내지 못해, 아크인베스트를 포함한 투자자들은 보유 주식을 팔지도 못하는 상태다. 물렸는데 손절도 못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 시기 | 사건 | 주가 |
|---|---|---|
| 2025년 | 아크·펄사 3억달러 투자 | $249 |
| 2026년 4월 | CEO 사임, 이사진 줄퇴사 | ↓ |
| 2026년 6월 | 주주 소송, 연차보고서 지연 | $5 (▼98%) |
캐시 우드만 물린 게 아니다
이 ‘코인 사재기’ 열풍에 올라탄 거물들은 우드뿐만이 아니다.
• 피터 틸의 파운더스펀드 — 이더리움 보유사 비트마인에 아크와 함께 투자했다가 둘 다 지분 축소
• 빌 밀러 — 이름난 종목 선별가도 비트마인에 투자, 올해 주가 반토막
• 스트래티지(마이클 세일러) — 원조 비트코인 사재기 기업마저 배당금 마련하느라 BTC 일부 매도
아이러니다. ‘영원히 비트코인을 쌓겠다’던 원조가 배당금 때문에 코인을 팔고 있는데, 후발주자들이 줄도산한 것이다.
개미가 배워야 할 3가지
1️⃣ 유명인이라고 무조건 따라가지 마라. 캐시 우드도, 피터 틸도, 빌 밀러도 틀릴 수 있다. 그들의 손실은 수천억이지만, 당신의 손실은 월급에서 나온다.
2️⃣ ‘사업모델이 바뀌었다’는 회사는 도망쳐라. 축구단이 갑자기 코인을 쌓겠다고 할 때, 그건 혁신이 아니라 자포자기다.
3️⃣ 규제 보고서도 못 내는 회사는 쓰레기다. 연차보고서도 못 내서 주주들이 주식을 못 판다? 상장폐지 직전이라는 신호다.
※ 출처: 이데일리 (2026.06.26), 파이낸셜타임스.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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