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 수수료 0원이라는데, 정말 공짜일까?

퇴직금을 IRP에 넣기로 마음먹었다면, 그다음 질문은 ‘어디서 열까’다. 2026년 들어 주요 증권사들이 앞다퉈 ‘IRP 수수료 0원’을 내걸고 있다. 미래에셋, 삼성, 한국투자, KB, 신한, 키움 — 6곳 모두 비대면 개설 시 운용·자산관리 수수료가 0원이다. 진짜 공짜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계좌 수수료는 맞다. 하지만 숨은 비용이 있고, 수수료 말고 더 중요한 선택 기준이 있다.

핵심만 먼저

비대면 IRP 수수료 0원은 사실이다. 다만 여기서 ‘수수료’는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를 말한다. ETF 매수 시 ETF 자체 총보수(연 0.01~0.5%)는 별도로 나간다. 은행 IRP는 여전히 연 0.3~0.5%를 떼가는 곳이 많다. 수수료가 같다면 ETF 라인업과 앱 편의성, 실물이전 지원 여부를 보고 골라야 한다. 예금만 넣어두면 수익률 3.5%에 그치고, ETF를 섞은 계좌는 8~15%까지 기대할 수 있다. 연 900만원 추가 납입하면 세액공제로 최대 148만원까지 돌려받는다.

IRP 수수료, 진짜 0원이 맞다 — 하지만 ETF 보수는 별도

IRP 수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운용관리수수료는 퇴직연금 운용을 관리해주는 대가고, 자산관리수수료는 적립금을 보관·관리하는 비용이다. 대면 계좌면 이 두 가지가 합산돼 연 0.2~0.5%가 붙는다. 적립금 1억 원 기준 매년 20~50만 원이 수수료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그런데 비대면으로 개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2026년 6월 현재 6개 주요 증권사가 조건 없이 두 수수료 모두 0원으로 운영 중이다.

증권사 비대면 수수료 핵심 특징
미래에셋증권 0원 (평생) ETF 라인업 최다, 다이렉트 개설 한정
삼성증권 0원 (평생) 퇴직금 보관수수료도 무료
한국투자증권 0원 (평생) 카카오뱅크 연계 개설 가능
KB증권 0원 (평생) ETF 거래수수료도 무료
신한투자증권 0원 (전면) 대면·비대면 모두 무료
키움증권 0원 (비대면) 저비용 ETF 자체 라인업 보유

여기서 하나 더 챙겨야 할 게 있다. ETF 자체의 총보수다. 예를 들어 KODEX 200의 총보수는 연 0.15%, TIGER 미국S&P500은 연 0.07%다. 수수료가 0원이어도 ETF를 사면 이 비용은 내야 한다. 다만 이건 어느 증권사에서 사든 똑같이 붙는 거라, 증권사 선택의 변수는 아니다.

은행권은 다르다. 비대면 수수료 면제 흐름이 은행에도 퍼지고 있지만, 여전히 연 0.3~0.5%를 부과하는 곳이 많다. 적립금 1억 원이면 연 30~50만 원 차이다. 20년이면 600~1,000만 원이다.

구분 수수료 수준 1억원 적립 시 연간 비용 20년 누적
증권사 비대면 0% 0원 0원
증권사 대면 0.2~0.5% 20~50만원 400~1,000만원
은행 비대면 0~0.5% 0~50만원 0~1,000만원
은행 대면 0.3~0.5% 30~50만원 600~1,000만원

수수료 0원 증권사 6곳이니 대충 골라도 되겠다 싶겠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수수료 0원은 기본값 — 진짜 비교는 ETF 라인업과 앱에서 갈린다

6개 증권사 수수료가 모두 0원이라면, 이제 어디가 더 나은지는 다른 데서 판가름 난다.

첫째, ETF 라인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내 ETF 적립액 1위 증권사다. TIGER ETF 시리즈를 포함해 매매 가능한 ETF 종류가 가장 많다. 삼성증권은 KODEX 시리즈, 한국투자증권은 ACE 시리즈를 폭넓게 취급한다. 자신이 원하는 ETF가 그 증권사 IRP에서 거래 가능한지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둘째, 앱 사용성이다. 퇴직연금 계좌는 수십 년 쓰는 물건이다. 메뉴가 직관적이고 운용 지시를 내리기 편해야 장기간 방치되지 않는다. 미래에셋 M-STOCK, 한국투자 한투앱, KB증권 M-able이 퇴직연금 메뉴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셋째, 실물이전 지원 여부다. 나중에 증권사를 옮기고 싶을 때 보유 ETF를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 2025년 7월부터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서 대부분 증권사가 지원하지만, ETF와 리츠는 아직 매도 후 현금 이전만 가능하다는 점은 어디나 같다. 앞으로 ETF도 실물이전이 될 가능성이 있으니, 증권사별 업데이트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예금만 넣어두면 수익률 3.5%가 끝이다

IRP 계좌를 열고 퇴직금을 넣어두기만 하면, 대부분 ‘대기자금(CMA)’ 상태로 머물면서 이자가 거의 붙지 않는다. 예금으로 운용 지시를 해도 2024년 말 기준 원리금보장형 평균 수익률은 3.5%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IRP 전체 평균 수익률은 5.86%였다. 적극적으로 ETF를 운용한 상위 10% 계좌의 누적 수익률은 무려 101.8%에 달했다.

운용 방식 기대 수익률 위험도 적합한 투자자
예금 100% 3.5%대 사실상 없음 원금 손실이 절대 싫은 분
TDF (디폴트옵션) 6~10% 중간 투자 경험 없고 알아서 맡기고 싶은 분
ETF 70% + 채권·예금 30% 8~15% 중간 이상 직접 운용 가능한 중위험 투자자

IRP는 위험자산 70%까지 편입할 수 있다. 나머지 30%는 안전자산(채권 ETF, 예금)으로 채워야 한다. 예금만 고집하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실질 수익률이 나온다. 퇴직연금 내 ETF 비중은 2021년 12%에서 2024년 38.5%로 3배 이상 늘었다. 직접 운용에 나서는 가입자가 그만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세액공제, 연 900만원 추가 납입하면 최대 148만원 돌려받는다

IRP는 퇴직금 보관용 계좌이면서, 동시에 절세 계좌다. 퇴직금과 별도로 개인 자금을 추가 납입하면 그해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간 납입 한도는 IRP와 연금저축을 합쳐 1,800만 원이다. IRP 단독으로는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다. 공제율은 총급여 구간에 따라 달라진다.

총급여 구간 세액공제율 900만원 납입 시 환급액
5,500만원 이하 16.5% 1,485,000원
5,500만원 초과 13.2% 1,188,000원

연 900만 원을 IRP에 추가로 넣고, ETF로 운용해 연 8% 수익을 올린다고 가정해보자. 20년 뒤 적립금은 약 4억 4,500만 원이 된다. 수수료 0원 증권사에서 20년간 수수료로 나가는 돈은 0원이다. 같은 조건에서 수수료 0.4%인 은행 IRP에 넣었다면, 수수료만 약 1,800만 원이 빠진다. 여기에 세액공제 환급까지 더하면, 증권사 IRP가 은행 IRP보다 20년간 약 2,000만 원 이상 유리한 구조다.

중도에 급히 돈을 빼면 얘기가 달라진다. 세액공제 받은 금액에 16.5%의 기타소득세가 추징된다. IRP는 만 55세까지는 원칙적으로 중도 인출이 안 되고, 예외 사유(무주택자 주택 구입, 6개월 이상 요양 등)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니 단기 자금을 IRP에 넣는 건 위험하다.

꺼낼 때 세금 차이도 제법 크다

IRP에서 돈을 찾을 때도 방법에 따라 세금이 달라진다. 일시금으로 한 번에 받으면 퇴직소득세가 100% 부과된다. 반면 연금 형태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의 70%(10년 이내 수령) 또는 50%(20년 초과 수령)만 적용된다. 연금으로 오래 나눠 받을수록 세금 부담이 확 줄어드는 구조다.

수수료 0원을 확인한 뒤, ETF로 장기 운용하고,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 — 이게 IRP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활용법이다.

한 줄 정리

IRP 수수료 0원은 진짜다. 다만 그건 ‘비대면 개설 + 증권사’ 기준이고, ETF 총보수는 별도로 나간다. 같은 0원이면 ETF 라인업이 넓고 앱이 편한 증권사를 골라야 한다. 예금만 넣으면 연 3.5%에 그치고, ETF를 섞어야 8~15%를 기대할 수 있다. 퇴직금 외에 연 900만 원까지 추가로 넣어 세액공제 148만 원을 챙기고, 55세 이후 연금으로 꺼내면 퇴직소득세도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수수료 0원이 팩트인지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그다음 단계까지 실행하는 게 진짜 절약이다.

체크할 리스크

리스크 내용
ETF 총보수 계좌 수수료 0원이어도 ETF 자체 보수는 연 0.01~0.5% 부과됨
중도해지 불이익 만 55세 이전 해지 시 세액공제 환급액에 16.5% 추징
원금 손실 가능성 ETF 포함 운용 시 시장 하락에 따라 평가손실 발생 가능
증권사 정책 변경 현재 0원이어도 향후 수수료 정책이 바뀔 수 있음
실물이전 제한 ETF·리츠는 증권사 이전 시 매도 후 현금 이전만 가능

⚠️ 이 글은 2026년 6월 기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특정 증권사나 금융상품을 추천하거나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실제 IRP 개설 전에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각 증권사의 최신 수수료율과 상품 라인업을 직접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투자 결정과 그에 따른 결과는 본인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