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하루 12% 폭락,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끝난 걸까?
핵심만 먼저
6월 24일 코스피가 10% 넘게 급락하며 8,100선이 무너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12%대 폭락. SK하이닉스가 25년 7개월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총 1위에 오른 지 불과 이틀 만이다.

발단은 미국 반도체주 급락. 마이크론이 -13.1%, 엔비디아가 -4% 밀리면서 국내 증시로 번졌다. 표면적 이유는 마이크론 실적 발표 앞둔 불안감이지만, 진짜 이슈는 2027~2028년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다.
한 번쯤 물어야 할 질문이다. 과거 4차례 반토막 났던 메모리 사이클이 이번에도 반복될까, 아니면 HBM이 정말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갈까.
오늘의 숫자
| 종목 | 6월 24일 종가 | 하락률 | 하루 시총 증발 |
|---|---|---|---|
| 삼성전자 | 71,800원 | -12.31% | 약 95조원 |
| SK하이닉스 | 264,000원 | -12.47% | 약 64조원 |
| 마이크론 (美) | 121.52달러 | -13.10% | 약 205조원 |
| 엔비디아 (美) | 184.20달러 | -4.08% | 약 340조원 |
6월 24일 장중 기준. 시총 증발액은 원화·달러 환산 추정치.
같은 날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11.29%,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는 무려 +17.48% 급등했다. 시장 전체가 패닉에 빠졌다는 방증이다.
왜 폭락했나
트리거는 마이크론 실적 발표(6월 23일 장 마감 후)를 앞둔 차익 실현이었다. 마이크론은 지난 12개월간 9배 가까이 폭등한 상태. 트레피스는 “40년 역사상 최대 1년 상승률”이라며 고점 경계를 울렸다.
하지만 더 큰 배경은 따로 있다. 메모리 3사가 벌이고 있는 ‘역대급 설비 투자 경쟁’이다.
| 기업 | 2026년 예상 설비투자 | 증감 |
|---|---|---|
| 삼성전자 | 약 30조원+ | 공격적 확대 |
| SK하이닉스 | 약 270억달러 | 역대 최대 |
| 마이크론 | 250억달러+ | 사상 최대 |
| 3사 합계 | 750억달러+ | 약 105조원+ |
팹 건설에 2~3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는 2027~2028년이 문제다. 지금은 HBM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지 못할 만큼 폭발적이지만, 2년 뒤에도 그럴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과거 패턴도 불길하다. 마이크론은 2014~2016년 PC 수요 기대에 팹을 증설했다가 주가 70% 폭락. 2018~2019년엔 클라우드 업체들의 주문 취소로 D램 가격 40% 하락, 주가 57% 폭락. 2022~2023년엔 31주치 재고가 쌓이며 사상 최대 적자, 또 반토막. 지금은 2024~2026년 랠리의 정점에 서 있다는 게 비관론의 핵심이다.
그래도 HBM은 다를까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핵심은 HBM의 구조적 변화다.
첫째, 수요 증가 속도가 이전과 다르다. 엔비디아 GPU 하나에 들어가는 HBM 용량이 3년 만에 12배(80GB → 1TB)로 뛰었다. AI가 훈련에서 추론으로 전환되면서 AI 에이전트, 실시간 영상 생성 등 새로운 메모리 수요처가 계속 생기고 있다.
둘째, 판매 방식이 달라졌다. 과거 메모리는 현물 시장에서 주문-취소가 반복됐지만, HBM은 다년간 계약이 기본이다. 마이크론은 올해 3월 규모와 가격을 모두 확정한 5년짜리 HBM 계약을 처음 체결했다. 갑작스러운 주문 취소로 시장이 무너지던 과거 패턴이 재현되기 어려운 구조다.
셋째, 마이크론의 선행 PER은 9.6배. S&P500 평균(20배+)의 절반 이하다. 마이크론 EPS는 올해 61달러, 내년 118달러로 전망된다. PER 9.6배에 내년 EPS를 대입하면 이론적 목표주가는 1,132달러. 물론 이 PER이 사이클 ‘정점의 덫’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체크할 리스크
| 리스크 | 내용 | 신호 확인법 |
|---|---|---|
| 공급 과잉 | 2027~2028년 3사 증설 물량이 수요를 초과 | D램·낸드 현물가 추이, 재고 지표 |
| AI 투자 둔화 | 빅테크 6,000억달러 AI Capex 지속 가능성 | MS·아마존·구글 분기별 Capex 가이던스 |
| HBM 계약 구조 | 다년 계약이 오히려 공급 과잉 신호를 늦출 수 있음 | 마이크론·SK하이닉스 수주 잔고 추이 |
| 中 CXMT 추격 | 중국 CXMT의 D램·HBM 진입으로 가격 경쟁 격화 | CXMT 생산능력·수율 발표 |
| 환율 | 원/달러 1,400원 돌파 시 외국인 수급 악화 | 원/달러 환율, 외국인 순매수 추이 |
한 줄 정리
6월 24일 반도체 폭락은 ‘공급 과잉’이라는 오래된 공포가 ‘HBM 슈퍼사이클’이라는 새로운 내러티브를 시험한 날이었다. PER 9.6배의 마이크론이 정점의 덫인지 저평가 기회인지는 결국 2028년에나 알 수 있겠지만, HBM의 구조적 변화를 무시하고 과거 차트만 들이밀기도 어려운 국면이다.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 목적의 콘텐츠입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언급된 수치는 추정치와 보도 자료 기반이므로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의견 남기기